
뇌운 토끼
비 오는 날 태어난 작은 구름. 놀라면 귀 끝에서 번개가 새어 나와요. 아직 천둥 소리는 조금 무섭답니다.
폭풍이 지나간 뒤 깨어난 생명들입니다. 각 캐릭터의 모습과 성격을 읽고, 공개된 출연 영상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비 오는 날 태어난 작은 구름. 놀라면 귀 끝에서 번개가 새어 나와요. 아직 천둥 소리는 조금 무섭답니다.

꼬리에 작은 숲을 키우는 여우. 잠이 들면 잎사귀마다 서리가 내려, 아침마다 새로운 겨울을 만들어요.

물 대신 공기를 헤엄쳐요. 투명한 몸 주변을 도는 작은 돌들은 이 생물이 모아 온 여행의 기억이에요.

가장 어두운 바다에서 별을 모아요. 길을 잃은 친구에게는 촉수 끝의 작은 빛 하나를 나눠준답니다.

단단한 은빛 몸에 물결을 두른 고양이. 발끝으로 작은 소용돌이를 만들지만, 정작 빗방울이 코에 닿으면 눈을 찡그려요.

투명한 몸 안에 보랏빛 안개를 숨긴 개구리. 목을 부풀리면 독 방울이 떠오르고, 마음이 놓이면 맑은 물로 돌아가요.

작은 불씨가 모여 태어난 도마뱀. 꼬리의 불꽃이 커지면 힘을 모으는 중이에요. 한 번의 뜨거운 공격 뒤에는 잠시 숨을 골라요.

구름 날개로 바람의 방향을 읽는 부엉이. 소리 없이 떠 있다가 날개를 펼치면 작은 회오리가 길을 열어요.

잠든 새싹을 깨우는 빛이 뿔 끝에서 피어나요. 길 잃은 친구를 만나면 동이 틀 때까지 조용히 곁을 지킵니다.

볼 주머니에 모은 도토리마다 작은 번개가 들어 있어요. 비가 오기 전에 숲의 소식을 모두 전하려고 바쁘게 달립니다.

가시 사이에 자란 이끼는 비를 머금는 작은 정원이에요. 낯선 발소리에는 독향을 피우지만 친구의 손길에는 꽃을 내어줍니다.

땅속 뿌리와 이어진 엄니로 기울어진 나무를 받쳐요. 걸을 때마다 흙이 단단해져 뒤따르는 친구들이 미끄러지지 않습니다.

등에 난 나무껍질 틈으로 달콤한 빛이 흘러요. 겨울잠에 들기 전에는 작은 생물들의 집 앞에 따뜻한 꿀빛을 놓아둡니다.

붉은 꼬리의 잎들이 바람의 방향을 알려줘요. 가을이 지나도 친구에게 보여줄 가장 예쁜 잎 한 장은 꼭 간직합니다.

그림자 같은 앞발로 물결을 모아 열매를 씻어요. 물에 비친 달까지 씻어 주려다 밤을 새우기도 합니다.

은방울꽃 모양의 귀 장식이 작게 울리면 곧 비가 온다는 뜻이에요. 잠이 많지만 누군가 울고 있으면 가장 먼저 눈을 뜹니다.

등의 줄무늬를 따라 빗물이 흘러 볼 주머니에 모여요. 오래된 씨앗에 물 한 방울씩 나누어 주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입니다.

앞발의 청동빛 발톱으로 숲 밑에 안전한 굴을 파요. 길목에 놓인 돌들은 길을 잃지 말라는 이 친구의 배려입니다.

귀 끝에 돋은 풀잎은 가장 약한 바람에도 흔들려요. 발자국을 남기지 않고 다니지만 도와준 자리에는 풀이 다시 일어섭니다.

등껍질에 작은 숲을 얹고 느릿하게 걸어요. 뿔로 돌을 들어 올리면 그 아래 잠든 벌레들이 새로운 집을 찾을 시간을 벌어줍니다.

뿔에 맺힌 서리방울이 걸을 때마다 맑게 울려요. 눈보라가 심한 날에는 그 소리만 따라가도 집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입김이 푸른 리본처럼 길게 이어져요. 멀리 있는 무리에게 바람으로 인사를 보내고 가장 뒤처진 친구의 걸음을 기다립니다.

눈처럼 흰 몸의 검은 꼬리 끝에 전기가 모여요. 갈라진 얼음 사이를 재빠르게 오가며 작은 다리의 매듭을 조입니다.

폭신한 구름 털이 발소리를 모두 삼켜요. 긴 꼬리로 추위에 떠는 친구를 감싸고 달빛 아래 눈꽃을 보여줍니다.

두꺼운 구름 털 아래에는 늘 따뜻한 공기가 남아 있어요. 눈보라가 오면 작은 생물들이 이 친구의 발밑으로 모여듭니다.

뒤로 굽은 수정 뿔이 눈빛을 오래 붙잡아요. 빙판 위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발굽으로 친구가 건널 자리를 먼저 살펴봅니다.

둥근 귀 사이에 눈알갱이를 모아 햇빛에 말려요. 위험이 다가오면 울음에 빛을 실어 멀리 있는 친구에게 알립니다.

하얀 날개가 눈구름 사이에 작은 틈을 만들어요. 노래를 따라가면 차가운 능선에서도 햇살 드는 쉼터를 만날 수 있습니다.

두툼한 발깃으로 눈 위를 걷고 차가운 풀향을 남겨요. 그 향은 낯선 포식자를 물리치지만 친구들에게는 고요한 잠을 선물합니다.

동그란 몸으로 얼음판을 미끄러지며 길을 닦아요. 지친 친구가 올라타면 호수 반대편까지 천천히 데려다줍니다.

땅에서는 뒤뚱거리지만 물속에서는 푸른 별처럼 빨라요. 친구를 기다릴 때는 얼음 조약돌을 하나씩 쌓아 표식을 만듭니다.

두 얼음 엄니로 떠내려가는 빙판을 붙잡아요. 서두르는 법이 없어서 어린 친구들은 이 곁에서 느리게 숨 쉬는 법을 배웁니다.

긴 꼬리로 물결을 말아 작은 미끄럼틀을 만들어요. 좋아하는 조약돌은 친구가 울 때에만 빌려주는 소중한 보물입니다.

넓은 꼬리는 살아 있는 나무판처럼 물을 막아요. 둑을 완성하고 나면 가장 작은 물고기가 지나갈 틈을 꼭 남겨둡니다.

따뜻한 안개가 둥근 등에서 피어올라요. 누구든 곁에 기대어 쉬게 해 주고 깨어날 때까지 물결을 잔잔하게 지킵니다.

넓은 부리로 물속의 미세한 번개를 느껴요. 진흙 속에 빠진 물건을 찾아주지만 보답은 둥근 돌 하나면 충분합니다.

꽃잎 같은 아가미에서 부드러운 빛이 흘러요. 망가진 물풀을 감싸 안으면 천천히 새잎이 돋아나기 시작합니다.

커다란 연잎 등껍질에 빗방울과 작은 손님을 함께 태워요. 호수의 모든 나루를 기억하지만 언제나 새로운 길을 찾아봅니다.

날개를 접고 뛰어들면 물속에 긴 빛줄기가 남아요. 그 빛은 깊은 곳에 사는 친구에게 바깥 날씨를 알려주는 편지입니다.

갈대처럼 가느다란 다리로 바람의 흐름을 재요. 한곳에 서 있는 것 같아도 흘러가는 구름의 이야기를 모두 듣고 있습니다.

머리에 모인 물방울이 작은 모자처럼 흔들려요. 발장구로 일으킨 바람은 젖은 친구의 털을 말려 주곤 합니다.

날개 끝에서 얇은 얼음빛이 번져 나가요. 밤이 오면 호수 한가운데에 작은 달을 띄워 어린 생물들의 길을 밝힙니다.

등의 투명한 집에는 오늘 내린 비가 담겨 있어요. 비가 그친 뒤에는 한 방울씩 흘려 목마른 풀들에게 나눠줍니다.

수정 날개 네 장이 물결의 떨림을 받아 반짝여요. 홍수가 오기 전에는 숲의 모든 징검다리를 돌며 소식을 전합니다.

커다란 귀에 낮의 온기를 모아두었다가 밤에 조금씩 풀어요. 추운 모래언덕에서 잠든 친구에게 조용히 다가가 귀를 펼칩니다.

가슴의 청동 무늬에 햇빛이 닿으면 시간이 드러나요. 모두가 점심을 먹는 동안에는 망보는 일을 기꺼이 맡습니다.

구리 등껍질에 모은 열로 차가운 돌을 데워요. 겁이 나면 동그랗게 말리지만 친구가 부르면 코부터 조심스럽게 내밉니다.

비늘 틈의 따뜻한 재향은 낯선 짐승을 물러서게 해요. 어린 풀을 밟지 않으려고 꼬리로 발자국을 살며시 지웁니다.

긴 가시 끝에서 불씨와 번개가 함께 튀어요. 친구의 생일에는 깜짝 놀라는 연습을 해서 가장 예쁜 불꽃을 보여줍니다.

무거운 철빛 뿔은 바위에 닿을 때 낮은 종소리를 내요. 서두르지 않고 밀어낸 돌 뒤에는 늘 넓은 길이 남습니다.

두꺼운 등에서 오랫동안 식지 않는 열이 나요. 긴 여행이 끝난 날이면 작은 친구들이 등 주변에 모여 밤을 보냅니다.

달릴 때마다 갈기의 불꽃이 길게 뒤로 흐려져요. 멀리서 손을 흔드는 친구를 보면 약속이 없어도 달려갑니다.

타지 않는 붉은 깃털 사이에 밤새 불씨를 지켜요. 아침마다 숲의 낡은 화로를 찾아가 처음 불을 켜 줍니다.

유리 같은 발바닥이 햇빛을 모아 붉게 빛나요. 벽에 매달린 풀잎이 떨어지려 하면 작은 발로 한참을 붙들어줍니다.

뾰족한 꼬리 끝에는 독 대신 금빛 등불이 달려 있어요. 어두운 굴에서는 집게발로 바닥을 두드려 길을 알려줍니다.

등의 숯빛 반점 사이로 붉은 꽃 무늬가 피어요. 화가 난 친구 곁에서는 따뜻한 수증기를 만들어 천천히 숨 쉬게 도와줍니다.

얇은 날개에 밤하늘의 조각이 비쳐요. 눈을 감고도 친구의 심장 소리를 따라 길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보송한 날개에서 금빛 꿈가루가 내려요. 불안한 밤에는 창가를 맴돌며 마음이 편해지는 꿈 하나를 골라줍니다.

배 끝의 빛이 감정에 따라 조금씩 깜박여요. 혼자서는 수줍지만 친구들과 모이면 밤길 전체를 환하게 밝힙니다.

검은 깃털 끝에 별빛 글씨 같은 무늬가 나타나요. 친구가 전하지 못한 말을 기억해 두었다가 가장 좋은 밤에 건넵니다.

어두운 털 위로 희미한 금빛 고리가 떠올라요. 겁먹은 친구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몇 걸음 뒤에서 조용히 따라갑니다.

털의 점무늬가 밤이면 작은 수정처럼 반짝여요. 나무 위에서 별자리를 세다가 모자란 별 하나를 친구의 이름으로 부릅니다.

달빛을 머금은 실에 이슬을 엮어 작은 다리를 만들어요. 부서진 거미줄보다 건너가는 친구가 더 소중합니다.

코끝의 작은 빛으로 흙 속에 묻힌 기억을 찾아요. 새 굴을 팔 때는 잠든 뿌리를 깨우지 않도록 아주 천천히 움직입니다.

꼬리에서 피어나는 안개는 마음의 경계를 지켜줘요. 가까운 친구에게는 아주 옅고 달콤한 향만 남깁니다.

구름처럼 부드러운 몸에서 빛나는 실을 뽑아요. 그 실로 만든 작은 이불은 꾸는 꿈을 오래 기억하게 해 줍니다.

그늘에 섞이는 잎사귀 몸으로 밤길을 살펴요. 날카로운 앞발은 싸움보다 엉킨 덩굴을 끊어 주는 데 자주 쓰입니다.

가느다란 수정 뿔 사이로 번개가 건너뛰어요. 길을 떠나려는 친구 앞에서 가볍게 뛰며 용기를 나누어 줍니다.

등의 자수정 조각이 밤이면 낮은 소리로 울려요. 급하게 밀지 않고 묵직하게 버티는 힘으로 무너질 문을 지킵니다.

투명한 귀가 폭포 소리를 맑은 종소리로 바꿔요. 긴 코로 떠올린 물방울 안에는 오래된 숲의 풍경이 잠깐 비칩니다.

목을 따라 난 수정 반점이 별자리처럼 이어져요. 다른 생물이 닿지 못하는 높은 잎의 이슬을 따서 나누어 줍니다.

꼬리를 펼치면 서로 다른 빛이 한곳에 모여요. 아무도 보지 않는 아침에도 스스로를 위해 가장 아름다운 색을 고릅니다.

긴 다리 끝의 얼음고리가 수정 계곡의 물결을 읽어요. 날개를 펴면 돌 틈에 갇힌 바람이 다시 흐르기 시작합니다.

반짝이는 조약돌과 작은 잎으로 둥지를 꾸며요. 친구가 찾아오면 가장 좋아하는 빛의 조각을 입구에 놓아둡니다.

보석 같은 날개가 너무 빨리 움직여 빛의 고리로 보여요. 꽃과 꽃 사이를 다니며 서로의 소식을 전해 줍니다.

유리처럼 맑은 날개 안에 본 적 있는 색을 간직해요. 새로운 꽃을 만나면 날개 한쪽에 그 색을 조용히 더합니다.

날개를 떨면 수정 잎들이 함께 노래해요. 긴 잠에서 깬 뒤 첫 노래를 부를 때는 친구들이 모두 조용히 들어줍니다.

청록 금속빛 몸으로 깨진 수정의 틈을 살펴요. 침 끝에 모은 약한 독은 수정에 난 이끼를 정리하는 데 쓰입니다.

구름 날개와 사자 같은 발을 가진 어린 수호자예요. 처음 나는 친구가 있으면 먼저 뛰지 않고 나란히 출발합니다.

붉은 날개 끝에 노을의 온기를 모아요. 숲으로 돌아오는 늦은 친구를 위해 가장 높은 탑 위에서 기다립니다.

짙은 구름 날개 속에 번개를 숨기고 있어요. 거센 비가 오면 날개를 넓게 펴 아래를 지나는 생물들을 보호합니다.

꼬리의 얇은 청동 깃이 바람의 방향을 알려줘요. 허공에 멈춘 채 잃어버린 물건이 떨어진 곳을 찾아봅니다.

구름처럼 부드러운 꼬리 끝에서 이슬이 떨어져요. 먼 숲을 다녀온 뒤에는 그곳에서 들은 노래를 흉내 냅니다.

커다란 구름 날개로 지친 바람을 받아 멀리 날아요. 긴 여행 끝에도 처음 떠난 관측소의 종소리는 잊지 않습니다.

밝은 청동 부리가 어둠 속에서 등대처럼 빛나요. 절벽 틈에 모인 친구들에게 매일 가장 재미있는 구름 모양을 설명합니다.

가느다란 발이 구름 위에 작은 길을 남겨요. 떠나는 친구에게는 길 끝까지 보이는 흰 깃털 하나를 건네줍니다.

큰 부리 안에 햇빛을 나누는 작은 잎맥이 있어요. 비가 그친 뒤에는 나뭇가지마다 짧은 무지개를 걸어둡니다.

노란 구름 볏이 곤두서면 작은 번개 종이 울려요. 친구의 웃음소리를 따라 하다가 자기 웃음도 멈추지 못합니다.

물결 같은 지느러미를 펼쳐 구름 사이를 건너요. 낯선 공기가 무서울 때는 몸에 남은 바닷물을 한번 흔들어 마음을 다잡습니다.

안개 같은 커다란 몸 안에서 낮은 노래가 울려요. 물에 잠긴 숲의 뿌리들은 그 노래를 따라 천천히 흔들립니다.

몸을 돌릴 때마다 푸른 물빛이 길게 남아요. 앞서 헤엄치다가도 친구들이 잘 따라오는지 꼭 한번 돌아봅니다.

넓은 지느러미에 밤하늘 무늬가 비쳐요. 작은 물고기가 지치면 날개 아래의 잔잔한 물길에서 쉬게 해 줍니다.

산호 같은 갈기가 달빛을 받아 환하게 빛나요. 해초를 잡은 꼬리를 풀지 않은 채 떠내려가는 친구에게 손을 내밉니다.

투명한 우산 안에서 작은 번개가 느리게 돌아요. 어두운 바다를 떠돌며 잠든 생물들에게 조용한 달빛을 내려줍니다.

수정처럼 맑은 집게로 깨진 산호 조각을 모아요. 둥근 모양으로 다시 맞춘 뒤 작은 생물들의 집 입구에 놓아줍니다.

청동 껍질 아래에 따뜻한 불씨를 품고 있어요. 긴 수염으로 길을 살피며 얼어붙은 조개 문을 천천히 녹여 줍니다.

나선형 집의 칸마다 다녀온 바다의 기억을 담아요. 조용히 떠오를 때면 작은 모래알들이 옛 궤도를 따라 돕니다.

다섯 팔마다 조금씩 다른 빛을 품고 있어요. 헤어진 친구들이 다시 모이는 날이면 모든 빛을 한꺼번에 켭니다.

검은 가시 끝에 보랏빛 작은 별이 맺혀요. 낯을 많이 가리지만 익숙한 친구가 오면 가시 사이에 길을 만들어 줍니다.

넓은 몸의 무늬가 기분에 따라 천천히 바뀌어요. 잃어버린 이야기를 들으면 먹구름 속에 작은 빛의 그림으로 남겨줍니다.

코끝의 넓은 잎에 밤새 맺힌 이슬을 모아요. 마른 길을 지나는 친구가 오면 물안개를 낮게 뿜어 발밑을 식혀 줍니다.

다리의 흰 줄무늬마다 나뭇잎 사이로 들어온 햇빛이 머물러요. 저녁이 되면 그 빛을 조금씩 풀어 어두워진 숲길을 밝혀 줍니다.

등의 이끼잎이 천천히 흔들리며 시원한 바람을 만들어요. 바쁜 친구가 곁에 앉으면 가장 편안한 가지를 조금씩 비워 줍니다.

서리 깃털에 스친 바람의 방향을 오래 기억해요. 눈보라에 길이 가려지면 긴 꼬리로 잔잔한 바람길을 그려 줍니다.

둥근 눈꽃 무늬가 밤이면 은은하게 빛나요. 깊은 눈 위에 남긴 발자국은 잠시 동안 따뜻한 등불처럼 반짝입니다.

볼 옆의 서리꽃에 작은 전기가 모여요. 눈 아래 막힌 굴을 발견하면 꽃잎만 한 번개로 얼음을 살짝 깨뜨립니다.

앞지느러미로 돌을 짚고 물 위를 통통 건너요. 뛰어오를 때 생긴 바람이 수면에 동그란 길을 남깁니다.

수염으로 자갈 틈의 막힌 물길을 찾아요. 무거운 돌을 잠깐 띄운 뒤 어린 새싹이 눌리지 않도록 다시 내려놓습니다.

물결 같은 갈색 깃털 사이로 햇빛이 흘러요. 연못에 비친 얼굴이 울고 있으면 부드러운 파문으로 웃는 모양을 그려 줍니다.

커다란 귀로 따뜻한 바람을 모아 뛰어올라요. 꼬리 끝 불씨가 꺼질 듯하면 한 번 더 폴짝 뛰어 조용히 되살립니다.

낡은 청동 등껍질 틈에 작은 온돌 같은 불씨가 있어요. 추운 밤이면 몸을 낮춰 친구들이 등 옆에서 쉴 수 있게 해 줍니다.

뾰족한 볏과 긴 꼬리에 불꽃 같은 무늬가 있어요. 길을 달릴 때마다 발뒤꿈치에서 작은 번개가 튀어 먼 곳에도 소식을 전합니다.

길고 가는 손가락으로 속 빈 나무를 살짝 두드려요. 어둠 속에서 들려온 대답을 손끝의 별빛으로 조용히 비춰 봅니다.

은빛 반점 사이에서 은은한 보랏빛 향이 피어나요. 낯선 그림자가 다가오면 향을 짙게 만들지만 친구에게는 달꽃 냄새만 남깁니다.

나무껍질 같은 무늬 속에 밤의 색을 품고 있어요. 소리 없이 날개를 펴면 잎사귀 하나만 흔들리는 바람이 지나갑니다.

솜 같은 은빛 털 끝에 아주 작은 수정 알갱이가 맺혀요. 뜨거워진 수정 조각을 배에 품어 친구가 만질 수 있을 만큼 식혀 줍니다.

가슴에 맺힌 꿀빛 수정은 웃을 때 조금 더 밝아져요. 마음이 가라앉은 친구 곁에 앉아 빛이 천천히 퍼지도록 기다립니다.

길게 휜 더듬이가 수정 현처럼 맑게 울려요. 두 끝 사이에 번개가 스치면 계곡 건너편까지 작은 인사가 전해집니다.

양옆의 부드러운 구름막을 펼쳐 나무 사이를 건너요. 처음 뛰어내리는 친구에게는 가장 낮고 포근한 바람길부터 알려 줍니다.

검푸른 구름 날개 아래에 빗방울을 모아요. 목의 붉은 주머니가 둥글게 부풀면 메마른 숲을 향해 첫 비를 풀어놓습니다.

접었다 펴는 볏 끝에 아침 햇빛이 고여요. 관측대의 하루가 시작되면 바람을 따라 금빛 인사를 띄워 보냅니다.

둥근 몸 주변의 물이 포근한 이불처럼 움직여요. 해초에 얽힌 돌을 가볍게 띄워 작은 생물들이 드나들 자리를 만듭니다.

반투명한 등 위에 달꽃 같은 아가미가 피어요. 몸을 지킬 때만 보랏빛 물안개를 내보내고 곧 맑은 물로 돌아갑니다.

등의 수정 소라집 안에 작은 별빛을 간직해요. 빈 조개껍데기를 찾으면 모래를 털어 다음 친구가 살 집으로 남겨 둡니다.